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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혜의 영화산책] ‘지금, 이곳’의 가장 구체적인 이름, 클라라

클레베르 멘돈사 필류의 <아쿠아리우스>를 경유하며

정지혜|영화평론가

클라라라는 인물은 단순하지도 단조롭지도 않다. 60대 중반을 넘긴 여성 캐릭터라고 하면 많은 경우 누구의 엄마, 아내, 할머니로 불리기 일쑤다. 가족극 안에서의 제한된 역할 놀이로부터 클라라는 멀찍이 떨어져 자유롭다. 클라라는 클라라다. 그녀는 복잡하고 다층적이며 구체적인 욕망을 가진 한 사람이며 그런 의미에서 영화 내내 누구보다 살아 있다. 클라라는 여전히 생의 활기와 성적 욕망과 관능의 에너지로 출렁인다.

[정지혜의 영화산책] 긴긴밤을 지나 우리는 함께 너에게로 간다

봄에 만난 『긴긴밤』과 <너에게 가는 길>

정지혜|영화평론가

“배짱이 생긴다. 내 삶을 살겠다는 마음을 먹은 거 같아서, 같이 할 수 있는 부모와 자식 간이라서 다행이다.” 한결을 생각하며 나비가 했던 이 말을 적극적으로 읽어보려 한다. ‘너’와 함께할 ‘나’, ‘나’와 같이 할 ‘너.’ 더는 혼자가 아니라는 경험과 감각이 우리 안에 있다. 긴긴밤 홀로 아파했을 너에게 간다.

[정지혜의 영화산책] 불안, 불운, 불행과 함께하는 법

아녜스 바르다 <5시부터 7시까지의 클레오>

정지혜|영화평론가

영화가 영화 안팎으로 접속하고 싶어 하는 시간이 저기 저곳에 흐르고 있다고. 그러니 아직 클레오의 시간은 끝나지 않았다. 어쩌면 그곳에는 아직 우리가 눈으로 확인하지 못한 클레오의 운명이 있을 수도 있다. 물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클레오의 불안은 그곳에서도 계속된다는 게 역시나 중요하다. 오고 가고, 흔들리고, 마주치는 영화의 운동 속에서 클레오의 불안과 불운과 불행은 쉬이 그의 삶에 자리 잡지 못할 것이니.

다나카 기누요 감독의 전후 일본영화에서 여성에 대한 응답

<연애편지>

황미요조|영화평론가

오래도록 여성을 전면에 내세우지만, 남성 감독이 해석한 이야기 속의 여성을 연기해 오던 다나카 기누요의 첫 연출작이 모멸감과 열등감을 자신을 포함 해 여성들에게 뒤집어 씌우는 패전 일본과 그 사이에서 여성이 남성의 열등감을 대신해 체현하는 것 외에 자신을 표현하고 이해시키는 방식을 찾기 어려운 곤란을 멜로드라마적으로 동시에 냉철하게 사유하고 있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카메라를 들고 대화하며 기억하기

델핀 세리그에 대한 짧은 이야기

손시내|영화평론가

여성의 이미지가 놓인 모순적인 자리를 이해하고 해방과 저항의 무기를 발견하길 멈추지 않았던 델핀 세리그. 그가 안겨주는 깊은 영감이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를 끊임없이 일깨워줄 수 있다면 좋겠다.

이해 없는 ‘여성 서사’의 역설

예외의 폐지를 위하여

송아름|영화평론가

특별한 이해 없이, 그리고 고민 없이 ‘여성 서사’를 남발할 때 수많은 누군가의 이야기는 보편이 될 기회를 잃어버린다.

익명의 우리, 평범의 보편성

허지은 감독론

송효정|영화평론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진실되게 열심히 한다. 그런 허지은 감독의 영화는 더디다. 많은 것을 설명해주지 않는다. 공감을 강요하지 않는다. 고요히 시작하나 뜻밖의 조응과 은근한 공명에 도달한다.

평범하고도 역사적인 ‘청년’으로 호명되기까지

송아름|영화평론가

여성 감독들이 다양한 목소리를 내는 것, 또 여성들의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를 그리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다른 무엇도 아닌 여성들의 평범함을 이야기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청년의 서사라 할지라도 일상이 배제된 채 극단에 놓인 이들이 아닌 지금 이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이들의 흘러가는 이야기는 이제야 조금씩 도착하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는 다른 청년들의 이야기가 그런 것처럼 일상적이면서도 사소함에 멈추지 않는, 어느 한 세대를 증명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90-00: 언니들의 영화] ➂전환기의 시대정신

1990년대-2000년대 중반 시네페미니즘의 흐름

손희정|문화평론가

2000년대 후반이 되면 전지구적 우경화와 함께 한국에서도 백래시의 시대가 열린다. 그러나 한번 터져 나온 말들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말과 생각과 마음들은 쌓여서, 그 다음을 기어코 열어젖힌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다양한 여성영화를 볼 수 있고, 다양한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는 시간처럼 말이다.

위로가 아닌 응원이 필요한 노동의 시간들

강유가람 <이태원>

송아름|영화평론가

괄괄한 목소리를 쏟아낸 삼숙과 나키, 영화의 당당함은 오로지 <이태원>만의 것이었다. 과거를 살아온 이들에게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이 보내는 감정들은 다양한 모양을 띠고 있을 테지만, 적어도 그들 스스로가 생각한 적 없는 의미까지 부여하며 함부로 아팠던 것이라 다독일 필요는 없을 것이다. 자신의 삶을 통해 ‘라이프 이즈 숏’ 이라는 모토를 찾고 하고 싶은 것을 모두 해봐야 한다는 삼숙의 선언에 이태원과, 미군 기지와, 양갈보가 굳이 들어설 틈은 없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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